QR 코드의 유용성?

잡담 2012. 1. 30. 17:30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
큐알 코드는 스마트폰이 막 인기를 끌 무렵 함께 많이 등장하더니 요즘은 조용한 듯 합니다. 도저히 알아볼 수 없는 그림인데 폰카를 들이대면 뭔가 인식되기 때문에 왠지 모를 재미가 있었고 그것이 인기의 요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. 스마트폰을 소수만이 가지고 있을 때는 그들을 특권층으로 만들어주는 몇 가지 기능 중의 하나이기도 했지요.

그래서인지 - 아마도 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하나의 재미를 주기 위함이겠지만 - 상당히 쓸모 없는 곳에 큐알 코드를 그려 넣고 찍어보라고 권유하는 모습을 몇 번 봤습니다. 대표적인 예로는 버스 옆면 광고판이 되겠습니다. 달리는 버스의 광고판은 사실 꽤 쓸만한 광고 영역이지만 그 위에 있는 큐알 코드는 정말 쓸모가 없습니다. 찍어보고 싶다고 하더라도, 폰을 꺼내서 큐알 코드를 인식할 수 있는 앱을 켜고 그걸 찍어볼 시간은 턱없이 부족합니다. 운좋게 정차 시간이 길 수도 있겠습니다만 큐알 코드를 해석해주는 앱은 당연히 카메라를 구동해야 하므로 로딩 시간이 꽤 오래 걸립니다. 제 갤럭시 S를 가지고는 어림없습니다. 하나 덧붙이자면 심지어 제가 본 광고판 중에는 아무런 정보 없이 여기 이 큐알 코드를 찍어보라! 하는 것도 있었습니다. 확신하건데 그 광고주는 돈을 허비했습니다. 그 광고가 도대체 뭔지 아는 사람은 몇 명 없을 것입니다.

http://yfrog.com/mgicpqj 이 링크를 따라가면 볼 수 있는 사진과 멘트는 큐알 코드의 허망함을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.

큐알 코드의 장점은 디스플레이가 아닌 종이에 인쇄할 수도 있다는 것이고 생각외로 상당히 많은 양의 데이터가 들어갈 수 있다는 점도 있습니다. 오류를 줄이기 위해 데이터 양이 많을 경우 코드의 크기가 커져야 하지만 일정 거리를 두고 촬영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큰 문제가 없습니다. 제가 요즘 만들어보고 있는 앱에서도 컴퓨터에서 폰으로 항상 다른 몇 백 바이트의 스트링을 전달할 일이 있는데 이 때 큐알 코드를 선택했습니다. 물론 상당히 편리합니다. 사람이 확인한 정보를 폰에 입력해야 하는 경우, 이 경우가 바로 큐알 코드가 가장 적절히 사용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.

초기의 인기에 비해서는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. 큐알 코드는 이차원 바코드 중 하나입니다. 결국 바코드가 하던 일, 그 이상을 하기가 어렵습니다. 기존의 일차원 바코드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유일한 장점이 됩니다. 사람들이 항상 소지하는 스마트폰이 그 바코드를 읽게 되었을 뿐인 것이죠. 물론 스마트폰은 일차원 바코드도 읽을 수 있고 큐알 코드가 아닌 다른 이차원 바코드도 잘 읽을 수 있습니다.

이 글은 큐알 코드를 옹호하지도 비난하지도 않는 애매한 글입니다만, 마치 큐알 코드를 찍어보는 기능을 제공해주는 것만으로, "스마트"라는 단어가 유행하는 현 세상에 잘 적응해나가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기업들이 너무 웃겨서 생각을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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